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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인데, 당신만 알고 있어…" 이 말을 믿지 마세요

by inwoocare 2008.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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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직장 내 '뒷말' 현명하게 알아듣고 말하는 법

다른 사람 험담에 쉽게 맞장구 치지 말아야

적당한 '뒷말'은 윤활유… 지나치면 위험해
직장인 승혜(30)씨는 얼마 전 동료의 이야기에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부서에 김모 선배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 애가 있다며? 김 선배 유부남이잖아. 근데 너, 이 얘기 절대 다른 사람한테 하면 안돼!" 동료가 말한 '그렇고 그런 애'는 본인이었다. 얼마 전 단짝이라고 생각한 동료에게 어렵게 꺼낸 말이었다.

또 다른 직장인 김태형(32)씨는 하지도 않은 말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경우다. "어느 날 상사가 절 부르더니, 불만 있으면 직접 말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뒤에서 흘리고 다니지 말라고. 전 그런 적 없는데. 제가 만만해서인가요?"

한번쯤은 겪어봤을 직장 내 뒷말.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는 험담의 굴레에서 효과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없을까.

◆수근수근 뒷말, 피할 수 없는 유혹

최근 온라인 취업정보 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21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명중 9명이 "직장에서 '뒷담화'(뒷말의 속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17분 정도를 '뒷말'에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분 이상 쓰는 경우도 1.8%였다. 반면 '뒷말 문화'에 대해선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질 수 있다'며 전체의 55%가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좋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왜 그들은 뒷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을까. 심리 전문가들은 "정서적 유대감이 주는 안정감"에서 원인을 찾았다. 아주대 심리학과 신강현 교수는 "조직 심리학적으로 '뒷말'은 공유하는 대상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자신이 처한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며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조직 생산성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하나의 완충제(buffer)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쉿!이거 비밀인데"를 경계하라


전문가들은 뒷말 중 '비밀'이라는 단어가 주는 마력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여성들은 특히 관계 지향적이기 때문에 '비밀'이라는 단어를 통해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상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비밀을 풀어내다 보면 어느새 조직원 상당수가 똑같은 비밀을 공유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말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험담' 역시 늘어난다는 것. 여성마케팅 전문업체인 더블류인사이츠의 김미경 대표는 "리더들은 누가 옳다 그르다 쉽게 가치 판단을 하지 말고, '그러게 말이야' 정도로 응수하는 것이 구설수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승진, 인사고과 철에는 뒷말을 피하라

서울대 곽금주 교수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상대의 부정적인 면을 알아야 방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된다"며 "때문에 '뒷말'을 통한 나쁜 소문의 확산력은 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화살이 자기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직장생활에서 놓쳐서는 안될 33가지 기회'의 저자 신인철씨는 "정보의 창구라고 자만하다가 '뒷말'을 퍼트린 사람으로 지목 당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고 말했다. 원광대학교 정현욱 교수(사회심리학)는 "남에게 인정 받으려는 욕구, 특히 승진 욕구가 지나치게 강할 때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는 것이 뒷말"이라며 "평가를 받는 민감한 시기에 누군가에게 불만을 반복적으로 표출하면 오히려 '부정적인 인간'이라는 딱지가 붙는 경우가 잦다"고 분석했다.

◆부하와 공유하는 '공공의 적'!

'회사가 직장 동료를 당신의 적으로 만드는 비밀 44가지'의 저자 강수정씨는 "말을 나누는 순간만큼은 '동지애'가 형성되기 때문에 '뒷말'을 적절히 활용하라"라는 다소 '도발적'인 대안을 내놓았다. 일종의 마키아벨리식 발상 같은 것.

부하 직원이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 때문에 화가 나있다면, 그 원인이 된 '인물'을 살짝 얘기해 주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이다. 즉 부하직원이 승진을 못해 크게 뿔이 나 있다면, "사실은 당신이 과장되는 걸 김 이사가 반대했다"고 넌지시 정보를 흘려주라는 것. 이렇게 되면 자칫 적이 될 뻔한 후배가 든든한 동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후배들과 '뒷말'을 하려면 '공평'하게 해줘야 한다. 누구와는 뒷말을 하고, 다른 직원과는 '정상적인 대화'만 한다면, 후자의 입장에서는 '나만 누락된다'는 열패감을 심하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뒷말, 상대를 사로잡는다

'나쁜 모델도 모델'이라는 명제를 명심해야 한다. 서울대 곽금주 교수는 "문제가 있는 상사가 있을 경우 부하 직원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저 사람만 닮지 않으면 된다'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경우에 뒷말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후배들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

부하가 상사에게 남의 뒷말을 털어놓을 때는 자신의 속을 50%만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수정 작가는 "상사보다 더 많은 사내 정보를 알고 있다든지, 누군가의 잘못을 너무나 논리 정연하게 꼬집는다면 '언젠간 내 허물도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말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불러온다"며 "상사 앞에서는 응석받이가 되거나, 남 얘기보다는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아 '당신을 의지하고 있다'는 확신을 안겨주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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